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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선 위에서는 고체식 구명조끼도 사고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벨트·목도리형 구명조끼’를 보급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거센 물살을 헤치는 어선에서 어획물 정리작업을 하는 선원에게 담보된 가장 첫 번째 안전장비는 구명조끼다. 그런데 이 구명조끼도 작업환경과 상황에 따라 그 형태가 달라져야 비로소 제 역할을 하게 된다. 정부가 내달 19일 ‘2인 이하 승선 어선 구명조끼 착용 의무화’를 앞두고 보급하고 있는 팽창형(벨트·목도리형) 구명조끼도 바로 어선 위 작업환경을 새마을금고 적금 반영한 것이다.
수협중앙회가 구명조끼 보급 한시 지원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수협중앙회 목포어선안전조업국을 찾아 어선 사고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비좁은 갑판, 사고 위험 곳곳…구명조끼, 안전 2배 이상 ↑
지난 11일 9.77t 규모의 연 별내지구 쌍용예가 안자망어선에 탑승한 선장이 허리 벨트형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다.ⓒ해양수산부 공동취재단
지난 11일 오후 짠내음이 느껴지는 목포 북항 부두. 조업을 마친 외국인 선원들이 거대한 어물망에 포획된 갈치를 수산물 운반 바구니에 담아 재빠르게 컨베이어 벨트에 올렸다. 수산물 운반 바구니에 가득한 갈치만 봐 부천직장인밴드 도 그들이 얼마나 고된 작업을 했는지 실감케했다.
무사히 뭍으로 돌아온 어선 바로 옆에는 조업을 앞둔 또 다른 어선 ‘102한일호’가 정박해 있었다. 9.77t 규모의 102한일호(연안자망어선)에는 보통 6~7명의 선원이 탑승한다.
자신을 비롯한 선원의 안전까지 살펴야하는 선장의 허리춤에는 검정색의 무언가가 둘러져 있다. 은행 순위 허리 벨트형 구명조끼다. 허리 벨트형 구명조끼는 바다에 빠졌을 때 수압에 의해 일정 기준치 이상의 수분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팽창된다. 기존 레저형 구명조끼보다 부피가 작고, 가벼워 작업 중 착용하기에도 편의성이 좋다.
이 같은 벨트형 구명조끼의 장점은 곧 레저형 구명조끼의 단점을 의미하기도 한다. 현장에서는 상체 전반을 가리는 레저용 구 개인회생 일반회생 명조끼의 부피와 무게로 인해 일부 선원들이 구명조끼 착용을 마다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선원들이 착용하고 있는 방수 작업복은 익수 시 물이 작업복 안으로 들어가 가라앉을 수밖에 없어 인명피해의 위험성을 더한다.
또 레저형 구명조끼를 착용한다고 해도 이따금 가슴 조임줄이 연안자망(닻자망)을 끌어올리는 롤러에 끼여 끼임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안전을 담보해주는 구명조끼지만 바다라는 특수한 환경에서는 그 모양을 달리해야 선원의 작업 능률도, 안전도 보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선박이 정박해 있었음에도, 이따금 출렁이는 물살로 인해 비좁은 갑판 위에서 종종 중심이 흔들리기도 했다.
임태호 해수부 어선안전정책과장은 “벨트형 구명조끼는 물에 빠지면 바로 터져서 선원의 익사를 예방할 수 있다. 현재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팽창형 구명조끼를 보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보급률 천차만별…지자체 예산 집행 관건
오는 10월 19일부터는 기상 상황과 무관하게 2인 이하 소형 어선도 구명조끼를 의무 착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 수협중앙회는 올해 6~12월 동안 구명조끼 보급 한시 지원사업을 실시하며 목도리·벨트형 등 팽창식 구명조끼 10만3419벌 이상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수협은 어민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15만원에 이르는 구명조끼 한벌 당 가격을 11만원으로 낮춰 지원하고 있다. 총사업비는 국비 61억8000만원(40%), 지방비 61억8000만원(40%), 자부담 30억9000만원(20%) 등 154억5000만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지난 5월 이 같은 사업예산을 확보한 후 8월을 기점으로 물품을 배부 중이다. 지역별 구명조끼 보급사업 신청현황은 이달 10일 기준 보급대상 4만2653척(10만3419벌) 중 2만5522척(5만7050벌)이 신청했다. 현재 55.2%에 대한 보급을 완료했다.
다만, 지역별 보급률은 편차를 보인다. 지역별 보급률을 살펴보면 전남(95.9%)과 경기(87.4%)는 보급률이 80~90%를 육박하고 있으나 경북(18.8%), 인천(25.7%), 제주(27.3%), 부산(29.3%)은 30%에도 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급률 차이를 보이는 것은 각 지자체의 예산 집행 속도가 다른 까닭이다. 임 과장은 “인천과 경북은 예산 집행 등에 문제가 있다”며 “제주의 경우 미리 (구명조끼) 보급한 곳 중 하나로 성산은 조합에서 20% 자부담한다고 했다. 경기, 서남구 등 자발적으로 하는 보급하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편차는 있지만 올해 말까지 100% 보급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위치 소실 어선 최초 확인…바다 위 안전 기본 ‘무선 통신망’
수협중앙회 목포어선안전조업국 상황실 직원들이 지난 11일 어선 위치 소실 상황을 가장해 훈련을 하고 있다.ⓒ해양수산부 공동취재단
“동경 125도 14분...위치 소실. 위치 소실 확인바랍니다.”
같은날 오후 수협중앙회 목포어선안전조업국 상황실에서는 사고 상황을 가장한 훈련이 한창이었다. 촉각을 다투는 사고 현장을 신속하게 파악할수록 골든타임을 확보하게 한다. 혹여 선원이 바다에 빠졌을 경우 저체온을 유발할 수 있어 골든타임은 20분 남짓.
상황실 직원은 위치 파악에 주력한다. 바다 위 무선 통신망은 목포어선안전조업국 상황실에서 인근 중계소로, 또 중계소 권역 내 어선으로 서서히 좁혀간다. 어느새 상황실 내부는 곳곳에서 들려오는 무전 소리로 가득하다. 무전 응답이 빨라질수록 긴박감도 커졌다. 그야말로 단 몇 초만으로도 생사를 오갈 수 있어서다.
몇 분이 채 지나지 않아 연락이 끊긴 어선의 정보와 위치를 확보한 상황실 직원은 주변 어선에 조신을 보냈다. 전복사고가 발생했다는 상황을 가장, 해경이 투입되며 상황은 종료됐다.
물론 상황이 마무리된 이후 2차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인근 어선에 사고 위치를 알리는 과정도 거쳐야 한다. 이 역시 무선 통신망을 통해 주고받게 된다.
목포어선안전조업국에서는 해상기상과 출어선 현황을 수시로 파악해 안전조업을 관리하는데 주력하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은 목포 어선안전국이 구축·운영하고 있는 ‘VFH-DSC시스템’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VFH-DSC시스템은 임자도·진도·흑산도·가거도 중계소, 압해도 송신소 등과 연결돼 인근 해역에서 조업 중인 어선과 통신한다.
목포어선안전조업국에 따르면 이달 기준 시·군 등록어선은 6만6188척에 달한다. 이 중 전남 해역에만 2만8276척(43%)이 존재한다.
전남 해역에 등록된 어선의 수만큼 사고도 빈번하다. 지난해 목포 관내에 접수된 사고만 해도 667건에 이른다. 인명피해도 뒤따른다. 사망·실종 14명, 부상 178건, 주요사고 140건 등으로 집계됐다.
목포어선안전조업국은 통합관제를 통해 사고 현장을 찾아내고, 수많은 사고를 예방하며 안전한 조업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목포어선안전조업국 상황실 관계자는 “통합관제실을 중심으로 인근 어선이 가장 빠르게 사고 어선을 확인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통합관제역할이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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